이게 다 양자역학 때문이야 / 제레미 해리스 /
인간 의식의 문제와 AI의 가능성
📚 도서 지원
이 글은 문학수첩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 도서 정보

| 제목 | 이게 다 양자역학 때문이야 |
| 저자 | 제레미 해리스 |
| 번역가 | 박병철 |
| 출판사 / 시리즈 | 문학수첩 |
| 출간일 | 2025.04.30 |
| 페이지 | 312p |
| 장르 | 과학, 물리학 |
| 국가 | 캐나다 |
| ISBN | 9791173830037 |
| Original Title | Quantum Physics Made Me Do It |
| Original Author | Jeremie Harris |
| Original Date | 2023 |
┃ 들어가며
양자역학에서 가장 유명한 질문 가운데 하나는 관측의 문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누구나 알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은 그다음에 남는다. 도대체 누가 관측해야 하는가? 인간이어야 할까. 동물은 안 될까. 카메라가 찍으면 관측은 이루어진 것일까. 이런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양자역학은 어느새 인간의 의식 문제와 AI의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제레미 해리스의 『이게 다 양자역학 때문이야』는 양자역학의 여러 해석을 따라가며 관측자와 의식의 경계가 어디에 있는지 묻는 책이다. 복잡한 수식보다 질문을 중심에 놓고, 그 질문을 인간에서 AI까지 확장해 나간다.
┃ 작가 소개
제레미 해리스는 캐나다의 물리학자이자 AI 분야 기업가다. 양자역학을 연구했으며,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AI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AI 기술 교육 플랫폼 샤피스트마인즈(SharpestMinds)를 설립했고, 이후 AI 안전 분야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이게 다 양자역학 때문이야!』에서는 양자역학의 여러 해석을 인간의 의식과 자유의지, 인공지능의 가능성이라는 문제까지 확장해 탐구한다.
┃ 목차
서론
1장. 토끼굴 속으로
2장. 붕괴되는 의식과 영혼의 물리학
3장. 우주와 하나가 되다
4장. 의식 창조
5장. 의식의 개입 없이 일어나는 붕괴
6장. 양자적 다중우주
7장. 간추린 시간의 역사
8장. 법칙을 깨는 양자역학
9장. 숨은 변수 이론과 물리학의 문제점
10장. 자유분방한 역학
11장. 의식의 미래
감사의 글
옮긴이 후기
찾아보기
┃ 줄거리
『이게 다 양자역학 때문이야』는 양자역학의 수학적 공식이나 발전사를 따라가는 대신, 양자역학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서 출발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관측 문제를 시작으로 코펜하겐 해석, 다세계 해석을 비롯한 여러 관점을 살펴보며, 해석이 달라질 때 우리가 이해하는 현실의 모습도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준다. 여기서 질문은 물리학의 경계를 넘어 인간의 의식과 자유의지, 평행우주와 결정론으로 확장되고, 마지막에는 AI가 의식과 자율적 사고를 가질 수 있는가라는 문제까지 이어진다. 결국 이 책은 양자역학의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하나의 물리 이론을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 인간과 현실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크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 작품 해석
제임스 해리스의『이게 다 양자역학 때문이야』는 크게 세 가지 흐름을 따라 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양자물리학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 개념을 인간의 의식과 자유의지의 문제에 적용하는 것이다. 마지막에는 앞에서 살펴본 여러 해석을 바탕으로 AI가 의식과 자율적 사고를 가질 수 있는지 탐색한다. 양자역학에서 시작한 질문이 인간의 존재를 거쳐 인공지능의 가능성까지 확장되는 구조다.
양자역학을 다루는 책에서는 흔히 막스 플랑크(Max Planck)의 플랑크 상수에서 시작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의 광전 효과, 닐스 보어(Niels Bohr)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 폴 디랙(Paul Dirac),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까지 물리학의 발전사를 따라간다. 그러나 이 책은 복잡한 수식이나 이론의 역사를 자세히 설명하기보다, 양자역학을 둘러싼 여러 해석과 그 차이에 집중한다.
양자물리학 하면 정확한 개념을 모르더라도 많은 사람이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떠올린다. 이 책 역시 독자를 양자역학의 세계로 끌어들이기 위해 여기에서 출발한다. 보통 중첩이나 관측 문제를 설명하려면 상당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저자는 고양이를 이용한 직관적인 예시와 현대적인 방식으로 개념을 풀어낸다. 어려운 수식 없이도 이후에 등장할 여러 해석이 무엇을 두고 충돌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먼저 바닥을 다지는 셈이다.

그러나 저자의 목적은 양자역학의 주류 이론을 차례대로 설명하는 데 있지 않다. 양자역학에서 출발해 인간의 의식과 자유의지, 그리고 AI의 가능성까지 나아가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닐스 보어로 대표되는 코펜하겐 해석을 비롯해 존 폰 노이만의 관측 문제, 아미트 고스와미(Amit Goswami)의 의식에 관한 주장, 휴 에버렛(Hugh Everett)의 다세계 해석, 데이비드 봄(David Bohm)의 결정론적 해석 등 서로 다른 관점이 등장한다.
이들의 이론을 인간의 의식 문제로 연결하는 중심에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관측자가 있다. 과연 누가 관측하는 것일까? 꼭 인간이어야만 할까? 동물이 보는 것은 관측이 될 수 없을까? 단순히 무언가를 기록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면 카메라나 현미경도 관측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이런 질문을 하나씩 던지며 양자역학의 관측 문제를 인간의 의식이 무엇인지 묻는 문제로 옮겨간다.

관측자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현실을 바라보는 방식도 달라진다. 어떤 해석은 인간의 의식에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지만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문제를 남기고, 어떤 해석은 물리적으로 일관된 세계를 제시하는 대신 인간의 자유의지가 설 자리를 좁힌다. 하나의 양자역학을 두고도 의식과 자유의지에 관한 결론은 전혀 다르게 갈라진다. 결국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하나의 해석을 정답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설명이 무엇을 해결하고 어떤 구멍을 남기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아미트 고스와미의 주장은 의식의 역할을 가장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휴 에버렛의 다세계 해석은 보다 물리학적인 일관성을 유지한다. 그러나 어느 쪽도 인간의 의식과 자유의지를 완벽하게 설명하지는 못한다. 어떤 이론은 의식을 설명하기 위해 물리학 바깥으로 나아가고, 어떤 이론은 물리학적 일관성을 지키는 대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자유의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 충돌은 인간이 아직 의식이 무엇인지조차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책은 AI로 향한다. 인간의 의식과 자유의지를 물리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그 원리를 인공지능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반대로 인간의 의식이 무엇인지조차 정의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AI에게 의식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저자는 양자역학의 여러 해석을 이용해 인간과 AI 사이에 그어진 경계를 다시 살펴보고, 자율적으로 사고하는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여기서 AI의 문제는 단순히 더 빠르게 계산하고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이 명령하지 않은 판단을 내리는 것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은 같은 일일까?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과 자유의지를 갖는 것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인간의 사고 역시 물리 법칙의 결과라면 인간과 AI의 차이는 어디에서 발생하는가? 결국 AI에게 의식을 부여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은 다시 인간의 의식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으로 되돌아온다.
『이게 다 양자역학 때문이야』는 이 질문들에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저자가 소개하는 여러 해석에는 저마다 장점과 한계가 있고, 인간의 의식과 자유의지를 완전히 설명하는 이론 역시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 다른 이론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현실과 의식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아직 알지 못하는지가 드러난다. 양자역학의 관측 문제에서 시작한 질문은 결국 인간과 AI를 구분하는 경계까지 밀려간다.
┃ 결론
제레미 해리스의 『이게 다 양자역학 때문이야』는 양자역학의 관측 문제에서 출발해 인간 의식의 문제와 AI의 가능성까지 질문을 확장하는 책이다. 상자 속 고양이의 상태를 묻던 질문은 누가 그것을 보는지 묻는 질문으로 바뀌고, 다시 인간의 의식과 자유의지를 거쳐 AI가 관측자이자 자율적인 존재가 될 수 있는지 묻는 데까지 나아간다. 양자역학은 이 책에서 하나의 종착지가 아니라, 인간이 자신과 자신이 만든 존재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출발점이 된다.
